김주희 작가 'Overlap Korea'

'오버랩 코리아(Overlap Korea)' 전시를 앞둔 김주희 작가의 인터뷰가 작가의 안양 작업실에서 있었다. 날씨는 흐렸고, 비 오는 거리 풍경이 인터뷰를 하기 위해 가는 차 유리창에 오버랩 되었다. 여름과 가을이 겹치는 계절에 내리는 비였다.

아버님이 조각가라고 들었다. 그림을 선택하는데 어떤 영향을 끼쳤나? 

 

"아버지가 그림을 그리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지금도 반입과 철수, 설치 모두 도와주세요. 예술고등학교 진학부터 정신적 지주로 많이 조언해주시고 그림을 선택할 수 있게 제 꿈을 지지해주셨어요."

조각을 선택하지 않고 그림을 선택한 이유는??

"4살 때 다리에 화상을 입어 몇 년간 병원 생활을 하였습니다. 어린 여자아이가 앉아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고, 그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그림그리기 였어요.

예술고등학교 다닐 때 서양화, 동양화, 조소, 디자인 중에 전공을 선택하는 시간이 왔는데, 깔끔한 걸 못했던 저는 디자인은 맞지 않았고, 조소 역시 아버지가 하시는 거라 힘들고 체력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소는 주로 남자들이 많이 선택했던 것 같아요. 동양화와 서양화 중에 아버지의 권유로 서양화를 선택했지요. 그때는 아버지 작품의 도안이나 그림을 그려드릴 수 있어 기뻤던 것 같아요."

작업의 소재가 주로 도시나 나라의 상징, 즉 랜드마크인 경우가 많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곳을 선택한 이유는?

"초기작은 개인적인 장소나 사람 사물이 주로였는데, 어느 순간 행복한 순간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한 뒤로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작품 자료로 사용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주로 여행지의 랜드마크나 도시 등 나라의 상징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본의 아니게 유명한 장소를 그리다 보니 내가 아니라 다른 이들도 이 장소를 정말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들이 사랑하는 장소를 나도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에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기억 추억 행복한 시간을 그리다 보니 이런 장소를 보면서 사람들이 많이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고 기뻐한다는 게 좋았어요. 또 역사적인 장소가 많은데, 이런 역사적인 장소 문화적인 장소가 시간과의 겹침, 그리고 여러 사람의 기억의 겹침이 담겨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레이어처럼 겹쳐진 형식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이것은 마치 그림이라는 걸 빼고 보면, 사진의 ‘더블 프린팅’이나 ‘다중 노출’과 비슷해 보인다. 사진의 그런 표현 방법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있는가?

"사진을 찍어 그림을 그리는 건 맞지만, 사진을 똑같이 그리지는 않습니다. 이는 기억에 관련된 그림이 많은 까닭인데, 기억 역시 흐려지고 과장되고 사라지고 또 확대되는 것처럼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사진에 있지 않은 장면을 넣거나 과장하고나 흐리게 표현하거나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붓으로 그림을 하나하나 그려나가면서 행복했던 시간을 아로새기며 더 과장하거나 복잡하거나 화려하게 그렸어요."

시간의 겹침과 공간의 겹침이 보인다. 둘의 차이는 무엇에 따른 선택인가?

"시간의 겹침은 낮과 밤을 겹치거나 사계절을 겹친 것처럼, 의미가 강조되는 그림이 많습니다. 낮과 밤은 이어져 있고 둘 다 중요하다는 뜻. 사계절 역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딱 끊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고 다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공간의 겹침은 어쩌면 욕망에 더 가까운 그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앞모습만 보고 싶지 않고 옆, 뒤, 모든 모습을 보고 싶고 기억하고 싶은 것처럼, 더 가지고 깊은 욕망 그리고 시간이 지나가는 것에 아쉬움이 더 담겨있어요."

반복 또는 중첩한다는 것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무르려는, 일종의 저항이라고 볼 수도 있을 텐데, 본인의 생각은?

"그림은 ‘그리워하다’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도 그리운 것을 반복해서 그림에 겹쳐 그립니다. 제 그림에서 겹쳐진 형상은 사라지지 않고 더 또렷하고 확실해지는 이유가 그 때문입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지만, 제 그림 속에서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밝게 빛납니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더 오래 기억하고 싶은 저의 저항이기도 하네요."

지금 하는 오버랩 직업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보는가?

"도시와 건물들의 작업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자연풍경의 오버랩도 더 진행해보고 싶어요. 나이 들수록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이 자꾸 눈에 밟히고, 그림으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버랩 이외에 진행하고 있는 다른 형식의 작업이 있는가?

"과거와 현재를 겹친 작업이 있습니다. 옛 사진을 자료로 콜라쥬처럼 이어붙여 그린 것 같은 작업인데요, 현재로서는 광화문의 어제와 오늘, 청계천의 어제와 오늘, 독립문의 어제와 오늘, 이 정도 있습니다. 역사적인 장소의 과거와 현재 오버랩 작업은 교훈적이기도 하고 의미 있는 작업인 것 같아요."

아이의 엄마로서 주부로서 또 화가로서 쉽지 않은 생활일 텐데, 같은 상황 또는 그럴 예정인 여성 작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밥 먹듯 그려온 저에게 그림을 그리는 것은 어쩌면 그냥 일상 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나를 찾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뒤로 그림이 더 재밌고, 그 시간이 더 귀하고 행복했지요. 작업실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아이를 돌봐야 해서라고 많이 핑계 댈 시간에 고민하지 말고 행동하셨으면 좋겠어요.

아이가 꿈을 꾸는 동안 저는 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본인의 전시회를 보는 관객들께 남기고 싶은 말은?

"제 그림 속에 담긴 의미 중에 “현재를 사랑하라”라는 뜻이 숨겨져 있어요.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순간순간이기 때문에 그 순간을 겹쳐서 그림으로 그렸고, 그 행복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작품을 보시는 관객들도 행복한 하루하루를 살아가셨으면 좋겠네요."

<인터뷰 진행: 정숙빈,  사진: 이흥렬>

김주희 작가의 ‘Overlap Korea’ 전시는 9월 16부터 9월 28일까지 영등포에 위치한 아트필드 갤러리에서 열린다(전시문의 02-2632-7767).

 

 

김주희 (KIM JU HE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 석사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계원 예술 고등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9 Overlap Korea/ 아트필드갤러리 9.16-9.28

2019 여름에 떠나는 세계여행/ Brewda 7.16-8.14

2018 겹쳐진 풍경/ 라플란드 12.1-12.30

2018 기억의 오버랩/갤러리 자작나무 10.12-10.24

​2018 이미지오버랩 뉴욕/공간더인 7.1~7.30

2018 혼재된풍경/탐앤탐스 블랙 청계광장점 5.4~7.2

2018 다중/광화랑 2.28~3.7

2017 Layered city/아티온 12.18~2018.1.14

2017 동심/갤러리가우디 7.3-8.6

2017 Mixed memories/갤러리 다다 1.15-2.14

2016 기억의 오버랩/카페919-12.15~2018.12.30

2016 기억의 오버랩 /이태원 갤러리탐-3.2~5.2

2016기억의 오버랩/카페드유중2.3~3.8

2015 기억의 오버랩/갤러리 푸에스토-6.17~6

2015 김주희초대전/아트스페이스모하-5.10~5.31

2014 추억,그 기억의 잔상/대안공간 눈-5.30~6.15

2013 추억,그 기억의 잔상/스칼라티움-9.3~9.23

2013기억의 오버랩/그림손 갤러리-8.7~8.13

2013Wherever,Whatever석사청구전/모아레 갤러리-3.8~3.14

2012 오리엔탈/서울시립미술관 SeMA신진작가전/갤러리M-9.19~9.25

2012Recod/갤러리Avenue-7.9~7.23

외 다수의 단체전

 

수상내역

 

섬진강미술대전 입상, 대한민국회화대전 3회 입상, 메트로미술대전 입상, 대한민국여성미술대전2회 입상, 모란현대미술대전 특선, 관악현대미술대전 특선, 서울디지털대학교SDU 입상

 

 

기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2012 서울시립미술관 SeMA 선정작가

아뜨레미술관 선정작가

KIMI ART FOR YOU 10주년 메인방 선정작가

카니발피자 콜라보 아트상품 노트 완판

네이버프로젝트 꽃, 크리에이터 데이 소란과 콜라보무대 선정작가

그라폴리오, 아트윈도, 오픈갤러리, 아트브런치 그림 판매중

YAP(young artist power)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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