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하명남 기자 = 동심 가득한 전시가 열린다. 하얀 양, 빛나는 꽃들, 회전목마, 나르는 풍선이 종이로, 나무로, 전선으로 만들어져 빛난다.
박현진 작가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전선을 바느질 기법을 이용해 작업한다.
단지 배선으로서 감추어지는 전선을 아름다운 오브제로 당당히 드러낸다. 그에게 이르러 마침내 전선은 아름다운 선이 되고, 전기의 통로가 되어 환하게 빛을 뿜는다. 전선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새로이 일깨운다.
작가가 전선을 통해 굳이 연결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조성천 작가는 종이로 그림을 그린다.
‘물감이 된 종이’로 만든 작품 속 회전목마가 마치 오래된 기억, 오래되어 색은 바래고 형상만 남아 있는 단색의 부조와 같다. 현란한 색이 없어 언뜻 단색화 같은 조 작가의 작업은 그래서 명확하지 않은 우리 기억을 닮았다. 마치 종이의 속성이 그러하듯이 기억도 사라지고, 변하고, 나중에는 뼈대만 남아 심지어 새로이 재구성되기도 하는 것처럼 그렇게…
동화같이 아름다운 두 작가의 전시가 행복한 회상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 전선을 통해 빛나는 빛이 전달되듯, 하늘을 나는 풍선이 우리를 꿈꾸게 하듯, 이 전시가 보는 이들에게 그렇게 감동을 전하리라 확신한다.
하명남 기자hamn20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