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필드갤러리 7월 초대전, 백중기, 이흥렬의 Art Tree ‘예술이 된 나무 이야기’
김영일 기자 2019.07.08 18:17
7. 15 ~ 2019. 8. 17(일요일 휴관), 아트필드갤러리(영등포구 선유서로 93, B1)
[더프리뷰=서울] 김영일 기자 = 회화와 사진. 서로 다른 장르의 전시가 하나의 소재로 함께 열린다. 나무를 소재로 한 전시 ‘Art Tree_예술이 된 나무 이야기’가 그것이다.
화가 백중기 작가는 색채의 화가다.
나무야...! 부르면 그는 언제고 정겹게 제 몸을 흔든다. 내가 태어나기 아주 이전부터 누구에게나 그랬다. 거친 바닷바람이 불면 제 몸을 휘어서 견디고 눈 내려 얼은 땅에서 오히려 굳건하며 한 여름 폭염 속에서 당당히 잎사귀를 피웠다. 나뭇가지 하나하나의 몸짓은 세월과 역사의 지문을 담은 채 너그러워서 세상이 고달플 때면 그저 기대면 되었다. 그러면 나무는 조근이 속삭여주는 것이다. ‘정겹구나.... ’라고.
나는 때때로 나무이고 싶었다. 정겹고 싶었다. 나뭇가지의 바람이고 싶었다. 땅 속 깊이 뻗어 내린 뿌리이고 싶었다. 세상이 소멸한다면 그건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깊은 밤 달이 뜨고 별 바람이 스칠 때 나무는 신비가 되고 동화가 된다. 모든 빛나는 꿈들은 그 속에 있다. 정겨운 이가 그리울 때 언제고 나무를 바라보고 나무야... 부르면 그게 바로 너이고 나였다.
사진가 이흥렬은 ‘나무 사진가’다.
수십만 번의 낮과 밤이 점점 빛처럼 빠르게 반복되어 만들어진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회색빛이 나를 채웠고, 천 번의 겨울과 천 번의 여름마저 빠르게 교차하여 만들어진 그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따스함이 온통 나를 감쌌다.
그것은 마치 봄날의 따스함 같으면서도 백야 같은 희미함이었다.
그 천지를 분간할 수 없는 시간 속에 왔다가 사라지는 수많은 생명을 보았다. 그 삶과 죽음의 기쁨과 슬픔조차 희미해졌을 때 비로소 나는 내가 누구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같은 나무를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작업하기로 하였다. 회화, 그리고 마치 ‘회화 같은 사진’에서 표현한 두 작품의 나무는 어떻게 닮았고 또 어떻게 다를지 무척 궁금하다.
김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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