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대전: 이민지의 '둥근방패展'



전시기간: 3월 4 ~ 3월 28

전시장소: 아트필드 갤러리

서울 영등포구 선유서로 93, B1

T. 02-2632-7767

아름다운 방패

모성애를 사진으로 촬영해오라고 과제를 낸 적이 있다.

가장 많은 사진이 젖을 먹고 있는 행복한 아이의 사진이었다.

구체적인 사진이란 장르로 추상적인 관념을 표현할 수 있느냐는 주제에 대한 실험이었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모성애의 상징으로 많은 학생이 어머니의 가슴을 이야기하였다.

어떤 인간도 어머니의 가슴에서 자유롭지 않으리라.

따스한 모성애의 의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거친 세상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상징으로 여성의 가슴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가 있다. 바로 ‘마마’ 시리즈의 이민지 작가이다.

어릴 때 폭력으로 아팠던 시기, 작가를 보듬어주고 지켜준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한 작업이라고 한다. 자신을 포근하게 안았던 어머니의 가슴을 방패로 형상화하여 작가 자신을 지키는 하나의 상징으로 표현하였다. 추상적 이미지로 다시 태어난 어머니의 가슴 즉, 방패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자신의 고통을 작품의 소재로 삼아 작업하고, 그 작업을 통하여 자신을 치유하는 것은 많은 예술가의 보편적인 작업 형태일 수 있다. 작품을 프리뷰하며 작은 꿈을 꾸어본다. 이 연작이 생명을 얻고 무럭무럭 자라나서 언젠가 작가에게 날카로운 창이 하나 생기길 바란다. 남을 해치는 창이 아니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용기의 상징과도 같은 빛나는 아름다운 창이 생기길 바란다. 어떤 인간도 어머니의 가슴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처럼, 어떤 인간도 고통이 승화된 작품 앞에서 자유롭지 않으리라 믿는다.

아트필드 아트디렉터

이흥렬



작가노트

엄마의 품을 나타내기 위한 기형적인 유방의 이미지를 연구하면서 방패의 특성과 형태를 접목시켜 방패시리즈로 나아가고 있다. <둥근 방패>展은 인간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패를 유방 이미지에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들과 반대로 그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의 안면작품들로 구성되어있다.

엄마의 품속에 있는 아이는 모유를 통해 생명을 지키고, 그 속에서 두려운 세상을 지켜보며 그 세상으로 전진해 나갈 수 있는 힘과 원동력을 얻는다. 즉, 어머니의 품은 낯선 곳에 대한 은신처이자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는 방패와 같다. 나의 어린 시절 어머니의 품은 아버지의 폭력과 두려움을 피할 수 있는 방패 역할이었고, 그것은 어린시절에만 머무른 것이 아니라 성인이 되어도 지속되었다. 그 품은 아버지에 대한 방어물 이상으로, 학교와 직장 안에서 나를 향한 주위 사람들의 공격을 방어해주는 은신처까지 연결시켜주었다.

방패 같은 어머니의 품을 다양한 재료와 색채로 추상적으로 표현하면서 많은 공격으로 인해 닳은 방패부터 화려하고 견고한 느낌을 주는 방패를 그려왔다. 저번 <모유+0>展(2018)에서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의 방패 작품 70점 정도 선보였는데, 전시 후에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누구나 가족에 대한 방패 뿐만 아니라 직장, 삶 등 외부에서 오는 두려움을 막기위한 자신만의 피난처와 방패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들은 가족에 대한 애정 결핍, 권위자의 두려움, 동료의 폭언으로 인한 상처 등 주위의 공격으로 인해 방어하고자 더욱 화려하고 단단하게 포장하는 방패를 만들고 혹은 공격적인 거짓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 방패를 더 단단하게 만들려고 힘쓴 자신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약하고 상처받은 어린 영혼과 두려움에 가득 차있는 자기자신을 발견한다. 사람들은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공격하고 방어하는 모습들이 우스꽝스러우면서 안쓰럽기까지 보인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면서 방패시리즈는 저번 전시보다 더 크게 확대시켜보려 한다.

이번 다섯번째 개인전 <둥근 방패>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의 방패를 그린 300점 이상 작품을 전시한다. 타인의 이야기를 담은 방패와 두려움을 방어하는 표정 및 감정, 공격하는 사람들까지 좀더 직접적으로 나타내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였으면 하는 마음이 강한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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