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필드갤러리 초대, 김보연 작가 ‘겨울나무- 휴면(休眠)’ 전시회
4월 1일 ~ 5월 16일, 아트필드갤러리(서울 영등포구 선유서로 93, B1)
나무가지 사이의 달빛, 40x20cm, 나무위에 아크릴 & 돌가루, 2020_김보연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김보연 작가 ‘겨울나무- 휴면(休眠)’전시회가 아트필드갤러리 초대로 지난 4월 1일부터 5월 16일까지 열리고 있다.
코로나 19 여파로 2020년 봄은 아직 우리 곁에 안착하지 못하고, 봄에 필 꽃과 잎에 대한 희망을 가득 간직한 ‘겨울나무’처럼 잔뜩 웅크리고 있다. 이또한 지나가고 또 다시 봄은 올 것이다. 지금은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겨울나무’ 신세지만 희망과 삶의 의지만큼은 그 어느 때 보다 절절하다.
‘겨울나무 -休眠’ 겨울나무는 저장된 에너지를 생존에 필수적인 데에만 사용하고 성장은 거의 멈춘 상태를 유지한다고 하는데, 인간도 이와 같은 시기를 겪을 때 불안함을 느끼고, 삶에서 '생'이나 '꿈'을 내려놓는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영하 2~30도에는 세포들이 얼어붙지 않으려 만들어진 '부동 단백질'로 세포액의 당도를 높여 어는 온도를 낮추는 방법으로 버티지만, 영하 7~80도의 강추위에는 역설적으로 세포와 세포 사이에 얼음을 만들어서 세포 내부가 어는 것을 방지한다. 이렇게 '세포와 세포 사이'에서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세포 내의 수분이 세포벽을 빠져나가면서 세포 사이의 얼음 층에 달라붙게 되는데, 이로 인해 세포 내부는 거의 '탈수상태'가 되면서 고농도의 농축 용액만 남게 되어 세포 내부는 얼지 않는 것이다. 마치 '생존'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삶과도 닮아있는데, 겨울나무는 무엇이 소중하고 무엇이 필요 없는지를 분별할 줄 아는 지혜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벌거벗은 겨울나무는 눈꽃이 피어나기 전에는 시선 밖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네 처지와도 비슷하게 닮아 있는 겨울나무는 비록 열매도 잎도 없지만 '생명의 연속성'을 갖기 위한 중요한 형태이고 상태이다. 겨울나무는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지만, 어느새 봄을 준비하면서 봄에 필 꽃과 잎에 대한 희망을 간직한다. 이른 봄을 알리는 겨울에 꽃을 피우는 '만개한 백매화'는 신의 축복 속에 내리는 풍성한 함박눈과 같이 우리 영혼을 맑고 충만하게 해준다. (작가노트 중에서) 생성하는 봄, 풍성한 여름, 화려한 가을의 생명력 있는 사계의 나무 중에 가지만 무성한 '겨울나무'에 따스함이 느껴지고, 생에 대한 사투와도 같은 생명력과 의연함에 무한한 연민과 응원을 보내고 싶다. 김보연 작가의 ‘겨울나무- 휴면(休眠)’전시회는 5월 16일까지 이어진다.
겨울나무, 120x60cm, 나무위에 아크릴.돌가루_김보연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시사매거진(http://www.sisamagazine.co.kr)